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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재료로 만든 할머니표 전통 반찬 이야기

by 특별한 김씨 2025. 6. 26.

제철 재료로 만든 할머니표 전통 반찬 이야기

 

“음식은 제철에 먹어야 가장 맛있다.” 어릴 적 할머니가 늘 하시던 말입니다. 뒷마당에서 뜯어온 나물, 장독대에서 꺼낸 된장, 마당 끝에서 말리던 무청 모두 할머니표 밥상의 일부였습니다. 오늘은 그런 기억을 되살리며 제철 재료로 만든 할머니표 전통 반찬들을 소개합니다. 요즘은 보기 힘들지만, 그 지혜와 맛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봄 – 달래무침과 냉이된장국

달래무침: 달래는 봄이 되면 가장 먼저 고개를 내미는 향긋한 나물입니다. 할머니는 달래를 송송 썰어 간장, 고춧가루, 참기름, 식초 약간으로 무쳐 밥에 쓱쓱 비벼주셨습니다.

냉이된장국: 냉이는 뿌리까지 씻어 넣고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이면 속이 편안해지는 맛. 국물 한 숟가락에 봄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여름 – 가지나물과 열무김치

가지나물: 여름 가지는 기름에 살짝 볶아 간장으로만 간해도 부드럽고 고소합니다. 할머니는 꼭 마른 새우 한 줌을 같이 볶아 감칠맛을 더했답니다.

열무김치: 더운 날 입맛을 살리는 열무김치는 살짝 익혀서 찬 국수에 얹어 먹으면 별미. 밭에서 따온 열무로 직접 절이고 버무려 하루 만에 식탁에 올라왔던 기억이 납니다.

가을 – 무생채와 도라지무침

무생채: 가을무는 단단하고 달아 생으로 무쳐도 맛있습니다. 고춧가루, 마늘, 식초, 설탕, 소금으로 조물조물 무치면 갓 지은 밥 위에 올려 먹기만 해도 한 그릇 뚝딱일 만큼 맛이 좋습니다.

도라지무침: 쌉싸름한 도라지를 삶아 찬물에 우려낸 뒤 고추장 양념에 무쳐내면 그 향과 맛이 가을을 그대로 담아냈습니다.

겨울 – 김장김치와 무말랭이볶음

김장김치: 겨울의 시작은 김장날입니다. 이웃들이 모여 배추를 절이고, 마당에서 양념을 버무리던 풍경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김장김치는 익혀 먹든, 바로 먹든 반찬 이상의 역할을 했습니다.

무말랭이볶음: 겨울 햇살에 말린 무말랭이를 간장 양념에 볶으면 씹을수록 단맛과 감칠맛이 살아납니다. 보관도 오래되고, 밥도둑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반찬이었습니다.


할머니 반찬의 지혜

  • “많이 만들지 말고 자주 만들어라” – 신선함 유지
  • “간은 짜면 돌이킬 수 없다” – 양념은 조금씩
  • “밥은 반찬보다 먼저” – 주식 중심의 식사 철학

마무리

할머니표 반찬은 화려하진 않지만, 마음과 손맛이 담긴 정성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반찬 하나하나에는 계절의 시간, 자연의 순환,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지금은 장터에서, 마트에서 재료를 사지만, 그 마음만은 이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