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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 호엔잘츠부르크 요새, 미라벨 궁전, 게트라이데가세

by 김씨는 독특해 2025.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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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 호엔잘츠부르크 요새, 미라벨 궁전, 게트라이데가세

 

잘츠부르크는 동화 속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은 도시입니다. 설산과 잘자흐 강 사이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이 아름다운 오스트리아의 보석은 모차르트의 고향이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지로도 유명합니다. 음악, 역사, 자연 어느 하나라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이 도시에서 진정한 마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자갈이 깔린 오래된 골목을 걷고, 도시 곳곳에서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며, 알프스를 배경으로 노을이 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그 순간순간들이 정말 꿈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만약 잘츠부르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호엔잘츠부르크 요새, 미라벨 궁전, 게트라이데가세 이 세 곳만큼은 꼭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잘츠부르크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 세 곳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호엔잘츠부르크 요새, 언덕 위에서 만나는 황홀경

잘츠부르크를 상징하는 장소를 하나만 꼽으라면 주저 없이 호엔잘츠부르크 요새(Festung Hohensalzburg)를 말할 수 있습니다. 도시 중심에 자리한 페스퉁스베르크(Festungsberg) 언덕 위에 우뚝 솟아 있는 이 중세 요새는 그 규모와 보존 상태 모두 유럽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약 9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이 성은 원래는 대주교의 권력을 과시하고 전쟁 시 피신처 역할을 하기 위해 지어진 곳이지만, 지금은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요새에 오르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는 도보로 언덕길을 따라 오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1892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푸니쿨라(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인데 약 1분 정도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부담이 없는 편입니다. 보통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간 뒤, 내려올 때는 울창한 숲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내려오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자연 속에서 산책하듯 내려오는 길은 도시의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사색에 잠기기에 더없이 좋기 때문입니다. 요새 내부는 하나의 거대한 복합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볼거리가 풍부합니다. 중세 시대의 병사들이 사용했던 무기와 방어구, 성 내부의 거주 공간, 당시의 음악과 종교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들이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황제실(Kaisersaal)’과 ‘황금 홀(Goldene Saal)’은 요새 내부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공간 중 하나로, 중세 귀족의 생활과 미적 감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전통 오스트리아 인형극 문화를 소개하는 마리오네트 박물관도 작지만 꽤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한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의 진정한 백미는 전망대에서 마주하는 풍경입니다. 성벽 위에 서면 잘츠부르크 구시가지의 주황색 지붕들, 잘자흐 강을 따라 흐르는 고요한 물결, 멀리 펼쳐진 알프스 산맥의 설산까지 한 폭의 파노라마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늦은 오후 해가 천천히 지기 시작할 무렵에 이곳을 찾으면 햇살이 도시 전체를 황금빛으로 감싸는 황홀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바람에 실려 오는 교회 종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거리 악사의 바이올린 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평행 세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랍니다. 여행 중 한 템포 느리게 쉬고 싶을 때 도시 전체를 조망하며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이 요새는 최고의 힐링 장소가 되어줄 것입니다. 팁 하나 드리자면, 날씨 좋은 날에는 요새 내 작은 카페에 들러 현지 커피나 오스트리아 전통 케이크 한 조각과 함께 전망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도시를 내려다보며 느긋하게 보내는 그 시간은 분명 여행 내내 잊지 못할 ‘잘츠부르크의 맛’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2. 미라벨 궁전과 정원, 영화보다 아름다운 현실

사운드 오브 뮤직을 좋아한다면, 혹은 단 한 장면만이라도 기억하고 있다면, 미라벨 궁전과 정원(Mirabell Palace and Gardens)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장소입니다. 영화 속에서 마리아와 아이들이 'Do-Re-Mi'를 부르며 계단을 뛰어오르고 분수대 주변을 돌던 그 장면, 그 전설적인 명장면의 배경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명장면을 떠나 미라벨은 그 자체만으로도 마치 정제된 클래식 음악처럼 조용히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움을 지닌 공간입니다. 미라벨 궁전은 1606년 잘츠부르크의 대주교였던 볼프 디트리히 폰 라이테나우(Wolf Dietrich von Raitenau)가 자신의 연인이자 자녀의 어머니였던 살로메 알트(Salome Alt)를 위해 지은 사랑의 결실로 ‘미라벨’이라는 이름 자체가 라틴어로 ‘놀랍고 아름답다’는 뜻을 가지고 있답니다. 이 로맨틱한 이야기를 알고 방문하면 이 궁전이 단순한 역사적 건물이 아니라 누군가의 진심이 담긴 공간으로 더 깊게 느껴지기도 할 것입니다. 궁전 앞에 펼쳐진 정원(Garten)은 바로크 양식의 완벽한 대칭 구조와 풍부한 조경으로 특히 인상적입니다. 이 정원은 단순한 녹지 공간이 아니라 17세기 유럽 궁정 문화의 정수를 담아낸 예술 작품에 가깝다 할 수 있습니다. 사방이 대칭을 이루는 조형적 아름다움 속에 계절마다 바뀌는 꽃들이 조화를 이루며, 그 자체로 하나의 살아 있는 회화처럼 보입니다. 봄에는 튤립과 수선화가, 여름에는 장미와 베고니아가 가득 피어나며, 계절의 흐름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는 그 자연의 드라마도 미라벨 정원의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정원 한가운데 있는 페가수스 분수(Pegasus Fountain)의 날개 달린 말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듯한 모습은 자유와 상상력을 상징하며,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분수 뒤로는 대리석 계단이 이어지고, 그 위에는 바로 영화 속 장면 그대로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낮에는 햇빛에 반짝이는 분수 물줄기와 꽃들이 어우러져 활기찬 분위기를 주고, 아침 일찍이나 해질 무렵에는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만의 명상 시간을 갖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가 됩니다. 이곳에서는 종종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현지 연주자들을 마주칠 수 있답니다. 어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보다, 이곳의 정원에서 클래식 선율을 들으며 벤치에 앉아 있는 것이 훨씬 더 풍성한 여행의 여운을 남긴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정원의 끝자락에 위치한 드워프 가든(Dwarf Garden)은 유럽 궁정 정원에서도 보기 드문 테마 공간으로, 작은 난쟁이 조각상들이 정원 곳곳에 놓여 있어 약간은 기괴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당시 귀족 사회에서 장애가 있는 궁정인들을 풍자적으로 표현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지금은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놀이터가, 어른들에게는 색다른 상상력을 자극하는 예술적 요소로 다가오는 장소입니다. 마지막으로 미라벨 궁전 내부로 들어가면 대리석 홀(Marmorsaal)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현재도 결혼식이 열리는 장소로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웨딩홀’로 불릴 만큼 화려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자랑한답니다. 고풍스러운 샹들리에와 벽화, 대리석 기둥 사이로 햇살이 비치는 그 공간은 단 한 번의 방문으로도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상을 남깁니다. 미라벨 궁전과 정원은 사랑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고, 수세기 동안 이어진 예술과 자연의 조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음악, 역사, 풍경, 감성까지 여유롭게 산책하며 마음을 쉬어가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드물 것입니다. 

 

3. 게트라이데가세, 모차르트가 태어난 거리

잘츠부르크 구시가지에서 가장 활기차고 생기 넘치는 거리라면 단연 게트라이데가세(Getreidegasse)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곡물 시장을 떠올리게 되지만, 이 고풍스러운 거리는 중세 시대부터 이어진 유서 깊은 상업 거리이자 지금도 ‘잘츠부르크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많은 이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랍니다. 게트라이데가세를 걷는 순간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건 철제로 만든 전통 간판(Wrought-Iron Signs)들입니다. 각 상점마다 저마다의 로고나 상징을 담은 이 간판들은 고풍스러운 거리 분위기와 어우러져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패스트푸드점부터 고급 부티크까지 모든 가게가 동일한 간판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시 전체가 어떻게 조화와 미적 감각을 중시하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거리에는 모던함보다 잘츠부르크만의 고유한 아름다움이 숨 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이 거리의 중심에는 세계적인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생가(Mozart’s Geburtshaus)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노란색 외벽이 인상적인 이 건물은 1756년 모차르트가 태어난 곳으로, 지금은 그의 삶과 음악 세계를 기리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답니다. 내부에는 그가 실제로 사용했던 바이올린과 피아노, 친필 악보, 가족이 주고받은 편지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클래식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천재의 흔적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순간 어딘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 시절 모차르트가 창밖을 바라보며 음악적 상상을 펼쳤을 창문 앞에 서 있노라면 이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교향곡 같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게트라이데가세의 매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거리 곳곳에 자리 잡은 아기자기한 상점과 숨겨진 골목길들이 여행자의 감각을 끝없이 자극하거든요. 수제 비누, 향초, 전통 장난감, 수공예 크리스탈 제품까지 기념품 하나하나에 오스트리아의 정성과 품격이 느껴집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 방문하면 거리 전체가 화려한 장식과 따뜻한 조명으로 가득 차 그야말로 동화 속 장면이 펼쳐지는 듯합니다. 작고 낡은 골목으로 들어서면 한적한 안뜰이 나오고 벽돌 담벼락과 아이비가 어우러진 풍경은 인스타그램에 자랑하고 싶을 정도로 그림처럼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이 거리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곳 중 하나가 바로 카페 토마셀리(Café Tomaselli)입니다. 1700년대부터 운영되어 온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중 하나로 모차르트도 즐겨 찾았다는 일화가 남아 있습니다. 카페 내부는 대리석 테이블과 목재 인테리어,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정장을 입은 웨이터들이 쟁반을 들고 조용히 커피를 서빙하는 모습에서는 오스트리아 특유의 우아함이 묻어납니다. 이곳에서는 꼭 비엔나커피 한 잔과 함께 사흐 토르테 혹은 사과 스트루델(Apfelstrudel)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진하고 묵직한 초콜릿의 풍미, 사과와 계피의 따뜻한 향, 고소한 생크림의 조화가 혀끝에서 폭발하는 순간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작은 감동이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게트라이데가세는 잘츠부르크라는 도시의 정체성이 그대로 담긴 공간이자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거리입니다. 고풍스러운 간판 아래서 최신 패션 브랜드를 구경하고, 300년 된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천재 음악가의 흔적을 따라 거닐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시간의 흐름이 느리게 흐르는 것을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느림 속에서 비로소 여행의 진짜 매력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마치며

잘츠부르크는 중세와 현대가 공존하고 예술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여행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호엔잘츠부르크 요새에서 깊은 역사와 마주하고, 미라벨 정원에서는 영화 같은 순간을 걷고, 게트라이데가세에서는 음악과 일상의 여운을 천천히 음미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잘츠부르크는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봄(4월~5월)에는 알프스 자락 아래 꽃들이 만개하며 정원과 거리가 생기로 가득 찹니다. 이때는 관광객도 비교적 적어 조용히 도시를 즐기기 좋고, 미라벨 정원에서는 새싹과 꽃향기가 여행자의 감각을 깨워줍니다. 여름(6월~8월)에는 세계적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열려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최고의 시기이며 도시가 예술로 흠뻑 물든답니다. 가을(9월~10월)에는 붉게 물든 단풍과 함께 한적한 골목을 걷기에 제격이고, 겨울(11월~12월)은 크리스마스 마켓과 눈 덮인 요새 풍경 덕분에 마치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한 로맨틱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오래된 돌담을 쓰다듬고, 광장에서 울려 퍼지는 거리 음악에 귀 기울이고, 작은 카페에서 현지인처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때 비로소 이 도시의 진짜 매력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봄의 햇살이든, 겨울의 눈빛이든, 잘츠부르크는 언제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순간을 선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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